식품내 오염된 유해물질과 유산균
페이지 정보
본문
환경호르몬, 중금속과 곰팡이 독소도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식품에 직, 간접적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 위험성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식품에 오염된 이러한 오염물질들은 물리화학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낮은 농도지만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다. 가능하면 이러한 오염원에 식품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저 농도로 식품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유산균이 일부분 제거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는 유산균 세포벽이 갖는 독특한 물리화학적 성질 때문이다.
비스페놀 A (BPA). 비스페놀은 플라스틱 그릇, 안경렌즈, 유아용 젖병, 콤팩트디스크 등의 재료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와 식료품의 캔, 병마개, 식품 포장재, 치과용 수지 등에 주로 사용되는 에폭시 레진의 합성 원료로 사용되어 왔는데 열이나 산에 의해 쉽게 용출된다. 동물실험 결과 매우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며 내분비계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 시키는 환경 호르몬인 것이 증명된 바 있다. 락토코커스속 유산균이 시험관 조건에서 비스페놀 흡착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제거율은 9% 정도였다. 비스페놀 흡착은 세포벽과 소수성 결합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유산균을 고온 살균해도 비스페놀 흡착 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1). 실제 동물실험에서 인위적으로 비스페놀을 마우스에 투여하고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베와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유산균을 복용시킨 결과 대조군에 비해 혈액 내 비스페놀 농도가 크게 감소된 결과를 얻었으며 유산균 투여군의 분변에서 비스페놀 농도가 훨씬 높아 유산균이 비스페놀을 흡착하여 배출하는 것으로 증명된 바 있다(2). 시험관 조건에서 비교적 흡착률이 낮아도 실제 복용 시 비스페놀 제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꾸준한 유산균 복용이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오염 리스크를 줄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금속. 전 세계적인 중금속 오염으로 어패류 내 중금속 농축도 증가에 따른 유산, 기형아 등 임산부 피해사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중금속 오염 우려에 의한 한약 매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식약청 한약재 중금속 기준 완화 개정 고시안으로 반발 확산되고 있다(세신, 오약, 지령, 택사, 황련 카드늄 농도 기존 0.3mg/kg에서 1.0mg/kg으로 완화, 다른 15개 품목 0.7mg/kg으로 완화). 카드늄의 경우 WHO는 <0.3mg/kg, 국제식품규격위원회 0.05~0.1mg/kg, EU 0.05~0.2mg/kg으로 국내 기준은 매우 높은 실정이다. 또한 전세계적인 지하수의 중금속 오염도 문제이며 지하수 음용 뿐만 아니라 오염 지하수로 재배한 농작물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중금속에 노출될 수 있다. 중금속 별 주요 오염원은 납은 주로 어패류, 농약, 흡연을 통해서, 망간은 어패류, 건전지, 화약 등에서, 수은은 치아용 아말감, 참치, 흡연을 통해서, 카드늄은 어패류 및 곡물,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비소는 어패류 및 지하수, 방부제 등을 통해 체내로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별 체내 주요 중금속 평균 농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혈액 내 수은 검출 량과 소변 내 카드늄과 비소 검출 량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2~4배 이상 높게 나왔는데 어패류 소비가 많은데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음용수 오염 중금속으로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비소(As)를 유산균으로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에서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유산균이 100㎍/l의 낮은 농도에서도 38.1±9 %의 비소를 제거하였고 최대 제거 용량은 유산균 균체 그람당 312±68 ㎍ As 이었다(3). 카드늄(Cd)과 납(Pb)의 경우도 락토바실러스 퍼멘텀과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균주가 가장 높은 제거 효율을 보였는데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균주의 각 중금속 제거 용량은 54.7 ㎍ Cd/g 과 175.7 ㎍ Pb/g dry mass(유산균 균체)로 높았다(4). 이미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이외에 진흙과 슬러지에서 카드늄과 납 제거율이 매우 높은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루테리에 대한 보고도 최근 발표된 바 있다(5).
중금속 이온이 유산균 세포벽과 세포 외 다당체에 붙는 기작은 흡착, 이온 교환, 킬레이팅, 미세침전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온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이러한 유산균의 중금속 제거 기능은 지하수에서 직접 중금속 제거 공정에 사용할 수도 있고 중금속 이외에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을 인위적으로 흡착시켜 미네랄이 보강된 식품이나 기능성 식품의 첨가제로 개발 할 수도 있다고 한다(6). 유산균이 우리 몸과 같이 진화되면서 얻어진 특성일지 모르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상시 섭취함으로써 식품이나 음용수를 통해 노출될 수 있는 중금속의 잠재적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금속은 항생물질과 더불어 직접 장내 미생물 균총이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장내균총이상과 관련된 만성질환의 예방적 차원에서도 중요시 해야 할 것이다.
곰팡이 신경독(Aflatoxin 등). 아플라톡신(Aflatoxin)은 1960년 영국에서 10만 마리 칠면조가 간장 장애로 폐사된 사건으로부터 밝혀졌는데 사료에 포함된 브라질산 땅콩박에 번식한 아스퍼질러스 플라부스 곰팡이가 원인으로 확인되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고온 고습한 환경 조건하에서 옥수수, 땅콩, 수수, 아몬드 등의 식품을 오랜 기간 저장하게 되면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곰팡이들이 번식하면서 발암성 진균독을 생산한다. 특히 몇몇 아스러질러스 종 곰팡이의 증식 과정 중 생성된 이차 대사산물인 아플라톡신은 열대 혹은 아열대 지역에서 생산된 곡류 및 두류 등의 재배, 수확, 운송 및 저장 중에 흔히 발견되는 진균독이다. 아플라톡신은 열에 매우 안정하여 조리 후에도 잔류하므로 일단 오염이 되면 제거나 불활성화가 쉽지 않다. 아플라톡신 같이 수확 후 오염되는 독소에는 맥각균이 내는 맥각중독증을 일으키는 Ergot alkaloids, 푸사리움균이 내는 식중독성 무백혈구증을 일으키는 T2 독소 등이 있다. 2005년도 총 567건 식품 중 27건(4.8%)의 아플라톡신 검출되었는데 국내 식품군 별 아플라톡신 검출 및 발생 빈도에서 견과류가 49%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곡류와 향신료였으며 피스타치오 아플라톡신 B1 검출 비율이 총 검출량의 87%에 달했다(7). 이러한 식품의 수확 후 독소 오염이 식품안전 분야의 중요 이슈가 되고 있는데 사료에 오염된 곰팡이에 의한 아플라톡신은 가금류 등에서 축적되어 인체에 흡수된다. 흡수된 독소가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고 간장과 신장세포 괴사, 발암, 기형, 면역억제 및 라이 증후군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며, 장기간 노출되면 간암 유발 위험성이 높아지며, 특히 어린이 뇌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플라톡신은 물리적으로 UV나 이온 빔으로 분해가 가능하나 비효율적이며, 침전, 이온교환, 막 여과 등 기존 방법으론 고비용, 저 효율이며 저 농도로 오염돼 있는 식품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 할 수 밖에 없다(8).
세균, 효모, 곰팡이, 방선균 등 많은 미생물들이 식품이나 사료 내 소량의 아플라톡신을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용할 수 있는 균주의 제한, 독성 부산물 발생 등으로 인해 실제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식품에 적용이 가능한 유산균 등의 미생물을 사용하여 미생물이 세포벽이 갖는 물리화학적 성질을 이용, 흡착 제거하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락토바이실러스 람노수스 균주들이 다른 그람 양성 혹은 음성 미생물에 비해 탁월하게 액상에 오염되어 있는 아플라톡신 B1을 80% 가까이 제거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는데 특이한 점은 아플라톡신 제거는 반응 시간에 관계없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8). 이러한 유산균 표면에 결합한 아플라톡신은 4~37℃ 온도, pH2~10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고온가압(autoclave)이나 초음파 처리로도 떨어지지 않는 안정한 결합으로 판명된 바 있다(9). 아플라톡신의 흡착 제거 능은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균 이외에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락토바실러스 퍼멘텀등 다양한 유산균 종에서도 높은 효율로 흡착 제거가 가능하다는 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10). 유산균에 의한 아플라톡신의 제거는 유산균의 대사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포벽이 갖는 물리화학적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유산균 사균체도 같은 제거 효율을 보이고 다양한 유산균 균 종에서도 흡착효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제거가 가능하므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의 상시 복용은 식품섭취를 통해 오염될 수 있는 아플라톡신의 잠재적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균과 사균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식품공정에서 식품 원료에 오염된 독소를 제거하는데 적용 가능할 것이다.
참고문헌
1. Y. Endo, N. Kimura, I. Ikeda, K. Fujimoto, H. Kimoto, Adsorption of bisphenol A by lactic acid bacteria, Lactococcus, strains. Applied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74, 202-207 (2007).
2. K. Oishi et al., Effect of probiotics, Bifidobacterium breve and Lactobacillus casei, on bisphenol A exposure in rats. Bioscience, biotechnology, and biochemistry 72, 1409-1415 (2008).
3. T. Halttunen, M. Finell, S. Salminen, Arsenic removal by native and chemically modified lactic acid bacteria.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microbiology 120, 173-178 (2007).
4. T. Halttunen, S. Salminen, R. Tahvonen, Rapid removal of lead and cadmium from water by specific lactic acid bacteria.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microbiology 114, 30-35 (2007).
5. J. N. Bhakta, K. Ohnishi, Y. Munekage, K. Iwasaki, M. Q. Wei, Characterization of lactic acid bacteria-based probiotics as potential heavy metal sorbents. Journal of applied microbiology 112, 1193-1206 (2012).
6. J. Mrvcic, D. Stanzer, E. Solic, V. Stehlik-Tomas, Interaction of lactic acid bacteria with metal ions: opportunities for improving food safety and quality. World journal of microbiology & biotechnology 28, 2771-2782 (2012).
7 김애진, 수입 식품과 국내 사료에서의 aflatoxins의 자연 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1997).
8. H. El-Nezami, P. Kankaanpaa, S. Salminen, J. Ahokas, Ability of dairy strains of lactic acid bacteria to bind a common food carcinogen, aflatoxin B1.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 an international journal published for the British Industrial Biological Research Association 36, 321-326 (1998).
9. C. A. Haskard, H. S. El-Nezami, P. E. Kankaanpaa, S. Salminen, J. T. Ahokas, Surface binding of aflatoxin B(1) by lactic acid bacteria.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67, 3086-3091 (2001).
10. M. R. Fazeli et al., Aflatoxin B1 binding capacity of autochthonous strains of lactic acid bacteria. Journal of food protection 72, 189-192 (2009).